길 위에서

070804 중국 여행(상해-소주-항주) # 3

바람동자 2008. 6. 18. 22:15
  아침나절 서호 유람선을 타기위해 차에 오른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의 삶 들여다 보기.

차도 한 편 블럭설정해 놓고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바삐 움직인다.

차들은 주변의 차들을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이 쏙쏙 잘도 빠져 나간다.

맨 앞에 앉아 있는 나는 아침부터 긴장한다.

스치듯 지나가고 자전거와 보행인은 아예 무시하고 길을 건너고,

저절로 내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차창 밖의 아침 일상 풍경


  유람선 타러 온 사람들 많다.

들머리 쪽에 소동파를 새긴 석상이 있다.

아침인데도 날씨는 벌써 한낮의 기온을 느끼고

예약해둔 시간 때문에 가이드는 먼저 가 버리고

우리들은 약속장소를 향하여 바삐 움직인다.


  찬찬히 눈에 들어오는 서호.

송강의 가사 중 " 서호 옛 주인"을 떠올리고 누렇게 펼쳐진 강물과

여러 척 떠 있는 배. 그리고 저쪽 산 너머로 보이는 뢰봉탑.

일몰의 풍경과 밤중의 뱃놀이가 더 좋을 것같다는 생각.

낮은 이성적이고 노리적인 세게라고 한다면 밤은 감성이

지배하는 부드러운 세계.

수자원 보호를 위해 축전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배를 타니

에어컨이 가동되어 시원하다.

잠시 밀린 땀 훔치고 사진을 찍으려고 나가니

내리쬐는 햇살에 숨이 막힌다.

으으으, 남쪽지방의 이 더위와 호수 가운데서의 습함.

  소영주(서호 내 제일큰섬) 근처에서 삼단을 보았다.

3개의 석탑으로 탑안에 5개의 등근 구멍이 있어 그곳에 등불을 넣으면 수중의 달과 어울린

다고 한다.

소동파와 이태백이 놀던 그 달을 그리며 호수 주변의 경치를 바라다 본다.


서호 유람선과 뢰봉탑



서호 한 면으로 보이는 항주시가 풍경


서호 내 소영주(섬) 근처에 있는 삼단(중국 1위엔 지폐 배경그림)




서호 주변의 연꽃서식지


  항주가 속한 절강이 중국 여러 성 중에서 제일 잘 산다고 한다.

항주사람들은 차를 마셔서 눈이 좋아 안경을 쓴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른 시간에 점심을 청해 먹는다.

항주에서 상해까지 이동하는데 3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란다.

지리하게 차를 타고 상해 가까이 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비는 일찍 그치고 포동지구에 들어선다.

상해에서의 구경은 현대화적인 것들뿐.


  우선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TV송신탑인 동방명주 타워로 갔다.

길게 늘어 선 줄들.

흰 모자를 단체 관광객들.

초고속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상해를 가로 지르는 황포강이 보인다.

황포강을 중심으로 포동, 포서로 나누는데,

포동은 현대화된 신도시 지구라면, 포서는 구 시가지이다.

약 500미터 위의 전망대 안.

그동안 못 보았던 서양사람도 보이고, 스페인 계열 등등의

각국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두어 바퀴 돌면서 상해주변의 경치를 내려다 본다.

비 온 뒤라 시야가 좋으리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날 흐릿하다.

보이는 도시 자체가 거대하다.

계획적이긴 하지만 건물이 나름대로의 특색을 가지고 아기자기하다.

 오면서 우리의 한강 주변의 건물을 보았는데,

강 주변으론 보이는 것은 온통 아파트 단지뿐.

규격화된 건물들이 정형화된 모습을 보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




동방명주 타워


동방명주 타워 전경

타워에서 내려다 본 컨벤션센타(건물이 예쁘다)



타워 내 조감 # 1



타워 내 조감 # 2


  저녁을 먹고 유람선 타기 전에 자유시간을 갖게 되었다.

예원 상장. 상해 옛거리를 재현해 놓은 상가지역.

우리의 인사동과 같은 거리로 생각하면 되겠다.

주변 배회하다가 유명하다는 만두집 앞 사람들이 죽 줄 서있다.

밥을 먹은 관계로 구경만하고 상점 기웃거리다가 기념품 정가보다

깍아서 하나 샀다.


예원상장 풍경 # 1



예원상장 풍경 # 2


  황포강 유람선을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있으니 고온다습으로 인해 다시 땀이 줄줄 흐른다.

자유시간 지연으로 인해 조금 늦게 오르니

가장자리에는 벌써 발빠른 사람들이 올라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음료수와 생수 4병 놓고 60위안 달란다.)

야경을 찍기 위해 가져 온 삼각대 다리 펼치고

땀 훔치고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땀 훔치고

한증막 저리가라다.


유람선 야경



                                                        유람선 내 야경


   서양 열강에 의해 근대화된 도시.

상해 야경. 근대 풍경 중의 하나리라.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20분 경.

일행 중 아들과 같이 온 분이 친구가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같이 나가자고 한다.

나가서 사고 나는 것은 책인을 질 수 없다고 가이드는 걱정을 하고

사실 영어가 도통 통하지 않으니 문제이긴 하다.


 택시를 타고 그 근처에서 전화 연락을 하여 상봉.

알고 보니 그곳이 상해 내 한인촌이다.

통닭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고생 끝에 지금은 사업을 하는데

지금은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

태건도장, 미용실, 막걸리집 등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점들이 다 보인다.

그리고 손님 대부분이 한국인.

더운 날. 차거운 맥주 들이키다가 결국은 배탈이 나고 말았다.

그들의 삶의 애환을 듣다가 새벽 2시 너머 귀가했다.




상해 내 한인촌 상가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은 무었이었던가에 대한 자문.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을 무시하고 낮게 보고, 우리도 무시하고.

발전하는 도시의 모습과 움직이는 사람들.

그곳에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네.

 문화적인 긍지를 갖고 있는 항주사람들.

그들은 뻘판 속에서 어업이나 하던 상해 사람들을

조금은 낮게 평가하고

문화면에서의 긍지를 갖고.

특히 상해 한인촌 내에서 만난 우리나라 사람들.

깊숙한 뿌리를 내려 그곳에서의 삶이 윤택하기를.


 그리고 더위. 더운 날.

중국 남쪽지역의 여행이 또 기억 속 한 켠에 저장되겠지.

만났던 도움을 주었던 모든 사람들께.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 왔습니다. 쒜, 쒜. 씽퀄라.



오는 날 비는 내리고 - 두물머리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