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70709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바람동자
2017. 8. 14. 15:28
전날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는 요란하다.
말라버린 쌍천을 본 것이 한 달 전의 일이었다면
지금은 대기가 불안정한 장마기.
천불동계곡 물소리를 따라 여름산을 오른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차가운 기운이 전해지고
습한 몸을 말리기 위해 바위 위로 나온 뱀을 본다.
그리고 예전에는 못 보았던 도마뱀에 두꺼비까지 등장하여
가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주치는 등산객은 드물고 산 속의 적막은 고스란히 짙은 녹색 아래로 스며든다.
바람 불지 않으면 오르는 일이 무척이나 힘이 들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희운각 갈림길에서 공룡능선 입구인 신선대까지만 가자고 마음 먹는다.
다시 신선대에 서다.
더운 날 산 저쪽에서 능선을 통과하는 바람은 나를 향하고
멀리 있는 산 봉우리를 바라보며 지난 기억을 되새기다가
다시 바라본 짙은 녹색의 여름산은 더위의 기억 속에서 성큼 다가온다.
폰카
노오란 꽃 원추리
쌍천 상류에도 물이 흐른다.
신선대 조망
솜다리 - 지난 봄의 기억
신흥사엘 갔었네.
늦은 더위는 이곳 불도량까지 내려앉아
역시 적막 속에서 부처님 경내를 내려다보시고
마당 한 켠 불두화가 피어 다소곳이 합장을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