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070614 추억제 - 점봉산
바람동자
2008. 6. 18. 21:55
여름으로 접어 드는 이 때 생각나는 산 하나.
초여름의 점봉산.
귀둔 쪽으로 오르는 곳은 통제를 하니
진동 쪽으로 해서 갔던 일.
쇠나드리, 바람부리를 지나서
억새풀 바람에 흔들리고
맑은 물가엔 열목어가 움직이고
바람부는 날.
점봉산엘 가고 싶다.
과거 기린 근무시
초겨울 산엘 올랐다가
조난되어 산에서 하루를 꼬박지냈던 그 곳.
설피밭를 지나 삼거리,
공사 중인 양수발전소, 조침령 터널이 보이고
강선골에 도착하여
물길따라 흐적이면서 오르다보면
주변의 봄꽃들 늦게사 피었지.
노란색의 선명한 꽃들.
곰배령.
넓게 탁 트인 시야에 멀리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이 보이고,
나도 모르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이 되어
노래 부르고 싶은 욕망.
도시락 까먹으면서 보내는 오후 한나절.
천상의 화원인 이곳에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20%가 있다고 한다.
이른 봄
얼레지 군락.
이곳에 갔다가 진드기가 달라 붙어서
보건소가서 외과수술(아주 간단한 절개) 했던 일.
단목령 쪽으로 오다 본 멧돼지 운동장과 놀이터.
곳곳에 그 세를 과시하려는지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지.
멧돼지는 힘도 좋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디선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혹시나 하면서
귀를 세우고.
그 숲을 뒤덮었던 신갈나무.
숲의 기운은 언제나 차고 맑다.
저 멀리로 이어지는 산들.
여름날, 그 산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