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60323 춘클리지에서
바람동자
2016. 4. 5. 15:43
진눈깨비마저 내려 스산한 봄날.
겨우내 묵은 몸은 추위에 어쩔줄 모르고
차가운 바위의 촉감은 쉬 손의 감각을 무디게 한다.
올해 첫 바위하는 날.
흐린 호수변 너머로 살랑이는 바람은 한기가 가득하고
봄차림으로 가볍게 입은 우리는 몸과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언제나 기억 속으론 첫 바위하는 날은 늘상 추웠고
그것으로 인해 처음에 대한 기억은 경직된다.
딱딱하게 굳어 감각이 없는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발밑으로 펼쳐진 이른 봄날의 시린 풍경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