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그리고 사람
150827 다시 청대산을 오르며
바람동자
2016. 1. 13. 14:32
1.
간 밤의 흔적을 더듬으며 오르는 아침 산.
비와 바람을 견뎌내지 못한 나무는
허연 뿌리를 드러낸 채 누워있거나
흰 속살을 보인 채 길가에 뒹굴고 있다.
파도 소리 산 등성이까지 오르고
부서진 포말이 이리저리로 움직이는 어지러움 속
바람을 피해 항구로 들어온 배는 아침 늦도록 잠을 자고 있다.
2.
두리번거리며 돌아보는 저 먼 산.
설악의 풍광은 늘상처럼 다가오지만
그저 먼 산 불구경하듯 보는 자의 시선은 더 나가지 못하고
건성으로 바라보며 상대방의 존재를 느낄 따름이다.
대상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감흥마저도 쇠잔해질 때
못난 자 눈 들어 산에게 안부를 묻는다.
"그대, 잘 있으신지? "
- 멀리 보이는 달마봉과 세존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