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30 야영장 - 샤모니 - 몽탕베르 - 샤모니 - 야영장 2015 알프스 원정대 # 8
아침 나절.
회장님과 후배는 이미 계획된 암장순례를 한다면 짐을 싸들고 알피버스를 기다린다.
한편 그랑드 조라스팀도 오늘 들어간다고 하지.
오늘은 서로간 헤어지는 날.
헤어짐에 익숙할 나이도 됐건만 타국 땅에서 헤어짐은 더 쓸쓸한 감정을 몰고 올 따름이다.
가자, 몽탕베르행 열차를 타러
빨간 열차 두 량 연결 운행.
한 량에 80명 정원.
산을 오르내리기 위해 가운데 톱니바퀴의 동력이 필요하다.
자작나무 숲을 돌아 바위에 뚫은 굴을 지나
나 여기까지 왔네.
몽탕베르(1,913m)
보이는가.
에스(S)자로 굽어진 메르 드 그라스(얼음의 바다)와 빙하를 눈으로 쭉 따라 오르면
그리고 그 산이 저기 멀리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가.
그랑드 조라스가.
석별이 아쉬워 점심을 함께하기 위해 인접한 그랑호텔로 간다.
산중에 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꼬.
나중에 알고보니 코스모재즈 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왔던 사람들이다.
점심은 실내에서 먹는 뷔페로
창문으로 내리쏟아지는 여름날의 햇볕.
밀려오는 나른함.
빙하 너머에 있는 그랑드 조라스 잡아 당기기.
역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드뤼봉.
그랑드 조라스팀과의 석별.
아래까지 내려 가서 빙하 위를 걷고 싶었지만
부실한 허리를 핑계 삼아 여기서 작별한다.
그래.
미지의 세계를 향한 우리들의 도전이 아름답고
그 발걸음이 우리 모임의 초석이 되는 것.
저기 빙원 위를 걷는 우리 일행을 보며 소리를 친다.
잘 하고 몸성히 돌아오라고.
마음은 착하니 가라앉고
눈은 빙원 위를 움직이는 행렬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으니 얼음동굴에 들어가야겠지.
한 쪽은 익스피디션 모드,
그리고 남은 우리는 튜어리스트 모드로 변신.
이 좋은 세상 구경 봐도봐도 끝이 없구나.
다만 시간과 함께 노쇠해져 가는 마음과 몸이 문제이지.
그렇다고 마음이 몸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는 법.
깨어 있는 마음으로 둔한 몸을 속일 것.
얼음 동굴가는 굽이굽이 길.
수정 전시실.
발 밑으로는 메르 드 글라스
저 멀리 위치한 그랑드 조라스, 우측으로 발레 블랑슈 계곡 시작점과 그랑 샤르모즈.
가판대 엽서 한 컷.
이런 날씨 좋은 날엔 나도 마실 삼아 나와서
그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라도 한 잔 마시고 싶어.
저 멀리 브레방쪽 바라보기.
석별 아쉬워 미적거리며 걷다가 재즈페스티벌 장소로 발길을 옮긴다.
그리고 나도 그들과 함께 아픈 허리 움직이기.
따라하기 혹은 함께하기.
오늘은 SONGHOY BLUES 그룹.
흑형들의 느린 연주와 함께하는 산상 연주.
마음 저 편에서는 흥겨움이 밀려 오고.
나의 모습을 기억해 줘.
드뤼.
샤모니 몽탕베르행 열차 타는 곳 근처에 위치한 산악인의 묘지.
이렇게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기누나.
추모.
샤모니 아저씨.
오스트리아 빈에 갔을 때엔 여러 사람들이 이런 퍼포먼스를 했는 데
여기서는 한 사람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