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24 인천 - 모스크바 - 제네바 - 프랑스 보송 다람쥐야영장 2015 알프스 원정대 # 1
< 개요 >
1. 명칭 : 2015 춘천클라이머스 알프스 원정대
2. 대원 : 총 8 명.
3. 조별 원정 기간 및 대상지
1) 1조 (7.24 - 8.2 10일) : 몽블랑(4,810m) - 내가 속한 조
2) 2조 (7.24 - 8.8 16일) : 몽블랑 - 세우스 외 암장 순례
3) 3조 (7.24 - 8.13 21일) : 몽블랑 - 그랑드 조라스 - 당 뒤 제앙 - 에귀 뒤 미디
출발하기 전날 후텁지근하고 눅눅한 아침에 야트막한 산길을 걷다가 또 복날이라는 것을 알았다.
초야섭생의 입 안엔 자꾸 침이 괴고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하다가 삼계탕집으로 발길을 옮긴다.
며칠 후에 있을 산행에 대한 걱정으로 이것저것 배에 넣어 장수를 꿈꾸지만
어린아이 헛배 부른 것처럼 배는 부르지만 미천한 몸은 반응을 하지 않는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내일이면 이국땅으로 떠날 시간은 가까워지고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보다는 이제는 근심과 걱정이 함께하는
소소한 생활인이 되어 애써 근엄한 척을 할 따름이다.
한 주간의 몽블랑 날씨를 들여다 본다.
눈 오는 날도 사흘이나 있고 해서 날씨가 등반의 일차적인 관건임을 알아 차린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눈동냥해 보지만 머리 속으로 들어 오는 것은 없고
정해진 시간만은 빠르게 다가오고 좋은 날이 오리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눈 먼 자의 눈
너른 세상보면 심봉사 딸 보고픈
욕망처럼 번쩍하며 눈이 떠질까.
때로는 방관의 눈이 아닌
가슴 속 저 깊숙한 삶의 주체가 되어
이리저리 살펴볼 일.
ㅡ 길 떠나며.
이상고온으로 인한 잦은 낙석 때문에 우리가 오르려고 했던 몽블랑 구테루트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래서 차선으로 택한 것이 에귀 뒤 미디 - 몽블랑 뒤 타귈 - 몽모디 - 브렌바콜 - 몽블랑을 정점으로 해서
다시 에귀 뒤 미디 원점으로 회귀하는 북동릉 루트.
북동릉루트도 발레 블랑쉬 설원에서 출발해도 등정 후 원점까지의 소요 시간이 18시간 이상임을 안다.
그리고 그 전의 한국팀이 몽블랑 등정 후 몽모디 경사면에서 추락하여 주고 다치고한 이야기를 들으며
몸은 바짝 긴장을 한다.
태풍이 밀려 오는 날.
빗물은 차창을 타고 내리고 이륙을 하기 위해 활주로를 나서는 도중 들리는 좌석의 마찰음은 귀에 거슬린다.
오디오를 오페라에 맞추고 아리아 몇 곡을 듣는다.
인간의 목소리를 통하여 내밀한 정서는 상대에게 전달된다.
몇 곡 듣다가 클레이 애니메이션 <숀더쉽>을 혼자서 킬킬거리며 본다.
짧은 환승시간 때문에 착륙 전 앞 1등석 좌석으로 옮긴다.
길게 누워서 이게 좋은 좌석이구나를 생각하다가 착륙 후 모스크바공항에서
반대편 저 끝에 위치한 GATE 56 으로 정신없이 몸을 움직여 가까스로 시간에 대었지만
출발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샤모니 공항에서 일행 한 명과 나의 짐이 나오지 않은 불상사가 발생한다.
모스크바에서 환승시간이 짧은 관계로 짐이 안 실릴 수도 있다고 하여 우리의 짐을 가장 나중에 싣고
내릴 때 제일 먼저 내리게 하여 환승 시간에 맞추게 한다는 항공사 직원의 말을 들었지만
텅 빈 상태로 반복해서 돌아가고 있는 컨베이어 벨트를 보며 항공사 직원의 말이 맞았음을 직감한다.
"오 마이 갓! 뽀끄, 에로플롯(러시아항공)" 을 외치며 물품 미인수 신고를 하고
샤모니 근처에 위치한 보송지역의 다람지 야영장으로 픽업을 해줄 알피버스에 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일정으로 인한 시간적인 압박감이 많았는데
한 주 동안 생활할 짐이 들어 있는 카고백까지 오지 않았으니 마음은 심란하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 야영지로 가는 늦은 밤 창밖으로 비가 다시 내린다.
제네바공항
공항에서 우리를 야영지인 프랑스 샤모니의 보송지역 다람쥐야영장까지 픽업해 줄 ALPI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