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흔적
150305 잡문
바람동자
2015. 6. 16. 18:05
1.
흐린 날.
모임을 통해 마시는 몇 잔의 술.
이야기는 발걸음 저 편으로 서고
눈빛 흐리해질 때
돌아와 듣는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
적막함은 이리저리 밀려다니고
호젓함 속 깊어가는 봄날의 시간
지난 시간에 대한 긴 아쉬움은
늘상 가깝게 있는 것.
피아노 소리
가깝게 들리는 밤.
2.
그리움으로 가득한 산은 저기 가깝게 보이고
바람 찬 날 산의 머리엔 구름이 움직인다.
갈 수 없음으로 인해 부르는 낮은 비가(悲歌)는
해풍을 담고 있는 바람 속에서 낮게 울리고
내 마음 속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에
잠시 움추러들다가 다시 올려다 본 늘상 그 자리에 있었던 산.
- 바람 찬 날 설산을 바라보며.
3.
오늘은 정월 대보름.
어제 슈퍼에 들렀다가 나물류를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보름이라는 것을 알았다.
깡통 돌리며 둥근 달님을 향해 한 해의 소원을 빌던 지난 시간에 대한 생각은 이어지고
오늘은 나물밥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한 편의 생각을 갖고 있지만
점심과 저녁을 회사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치자 어제 먹은 나물밥으로 위안을 삼는다.